"굿 모닝,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 앤 굿 나잇"
"메이브 밀번 선정 제일 웃긴"
“ 뭐 하냐? ”
주소: 스코틀랜드, 호그와트 마법 학교, 그리핀도르 기숙사, 기사 태피스트리가 걸린 방의 루 이름: 루 머피 | Lou Murphy 나이: 17세 생일: 5월 14일 |
외관
당신이 아는 루 머피. 어쩌면 당연히. 교복을 대강 차려 입고 바지는 발목 위로 걷어 올리고 생활감 넘치는 스포츠 운동화를 신고 꽤 헐렁해진 고무줄 밴드 안경을 낀 변함없는 것들과 조금 더 길게 자란 머리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빗자루를 붙들고 있어 봤자 영국 날씨와 처참한 일조량에 어쩔 수 없이 붉은 곳과 흰 곳의 경계가 약간 사라진 피부색과 딸려 온 잔감기 몇 번까지 포함하여 당신이 아는, 당신이 매일같이 보아 온, 이제 익숙하지 않을 수 없는 루 머피.
성격
직진 | 유턴 없음 |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오지랖…다 너네 때문이야!
기타
호그와트는 학생이 '살기에' 꽤-좋은-학교다. 같은 사람 사십 명 남짓 매일같이 보고 살아야 하지만 교수진 몇은 초면이라 나름 새롭고, 가끔 봄바르다가 터지지만 식사 메뉴를 정할 수 있는 연회장도 있고, 멋진 퀴디치 운동장도 있고, 음, 비는 자주 오지만, 슬슬 이 정도 스릴이 있어야 하는 지루함이 엉망진창으로 엉켜 있으니 문제 없다.
가족에게서는 연락이 오지 않았으므로 이쪽에서도 보내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언제나 그랬듯 변함없이. 검열당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러나 어쨌든 소통의 부재 속에서도 서로를 '알고' '믿으며' '이해해' 주는 것이 세 머피의 암묵적인 규칙이다.
그리고 대신 도착한 다른 편지 한 통은, 돌아오라고요, 코치님? 관둔지 4년인데요? 졸업하면 어린이도 청소년도 아닌데요? 그럼 저는 백 팔십 센티에 육박하는 마스코트가 되나요? 왜 걸러지지 않은 건지 모를 스팸 편지였다. 나 어른 농사 단단히 잘못 지었네.
몇 명 안 남은 퀴디치 동호회(혹시 지금 나밖에 없어? 대타만 뛸 거면 제발 동호회로 들어와 줄래 너희 모두?)를 꿋꿋하게도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굳이 해체시킬 필요도 없고 교실도 부실도 남아 도니 해체당하지 않은 것 뿐이지만 어쨌거나. 부실에 들어앉아 있노라면 아주 이따금 몽고메리 선배가 그립다. 편지는 딱히 쓴 적 없지만. 그야 즐겁게 알아서 잘 살고 있을 게 분명하니까.
아참! 1학년 시절 휴게실에서 ‘빌린’ 카메라는 결국 망가졌다. 말 안 듣는 지팡이를 둔 마법사의 레파로로는 고칠 수 있는 한계에 다다른 모양이다. 아쉽지만 호그와트 사진 담당은 주디에게 전격 위임. 애초에 걔 카메라가 그 이상한 실험 마법 잔뜩 걸린 고물보다 훨-씬-좋다고.
5학년이 끝나가는 지금 주된 고민은 속 편하게도 '뭐 해 먹고 살지'다. 예전에야 아직 괜찮아-로 미룰 수 있었다지만 이젠 정말 코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마법사 사회, 물론 1순위는 여기서 사는 거지만, '가능한가'가 문제이고(여기에는 성적에 대한 뒤늦은 회한과 그럼에도 개선하지 않는 게으름이 조금 묻어 있다), 그렇다고 비마법사 사회에 가기에는… 결국 학력 인정 건이 통과되지 않았잖은가(이건 명-백-히 핑계다). 얼굴 바꾸는 마법이라도 통용되면 좋았을텐데 하여간 뭐든 악용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이제는 실내보다 실외에 머무는 시간이 훨씬 길다. 경기가 없어도. 꼭 올해 졸업하는 사람처럼 질리도록 빗자루를 탔다. 그 중 반은 공을 들고 있었고 반은 들고 있지 않았고 또 반은 갈수록 곡예를 하는 것이 졸업하면 서커스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 같기도 했다. 빗자루-곡예에 관심이 있으면 언제나 환영했고 되레 퀴디치에 끼는 빈도가 줄었다. 대타가 필요하더라도, 여전히 그리핀도르 경기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우리 기숙사에 나 말고도 대타 할 녀석 있는걸.
본인 거취 상태에 아무 생각 없는 것은 유구했다지만 마냥 ‘어쩔 수 없지’ 하기에는 ‘어쩔 수 없지 않은’ 인원이 이 안에는 더 많았다. 더군다나 원래도 한참 걱정시키던 인물이 몇이던가. 너희가 ‘해야 했고’ ‘하고 싶었으며’ ‘하고 싶지 않았던’ 것들을 무던히도 잘 알았고 루 머피는 ‘가로막힌’ 기분을 세상에서 가장 끔찍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이 생활에 적당히 적응한 것치고는 상당히 앞장 서 ‘쥐구멍’을 찾아다니는 편이었다. 지도원정대 짬빠와 카일로의 마법 지도가 있는데 그 무엇이 어려우랴?
도망가자, 돌아갈 곳이 돌아가고 싶은 곳이 없으면 아무 데나 걷다가 얼굴 알아보는 사람이 나타날 쯤에 또 도망을 치자, 방학 내내 그렇게 살자, 살을 태우고 비를 맞으면서 아주 터진 둑처럼 비행 청소년처럼 멋대로 살아버리자고!
나가자! 탈출하자! 밖으로! 잠깐, 근데 우리 “9월 1일에 모이기 계약서” 또 써야 하는 거 아냐?
NG
주변인물 및 반려동물 상실 관련 깊은 대화와 로그 열람이 어렵습니다. 직접 반응해야 하는 경우 제외 NG가 아니므로 CW사용 안 하셔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