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켜봐, 내가 다시 해볼게.

 

 

 
주소:  1011호, 남산맨션, 섹깁메이, 가우룽, 홍콩. 
혹은 주방 옆의 방, 후플푸프 기숙사, 호그와트.

이름:  에릭 싱 위크라마나야케 | Eric Xing Wikramanayake
나이:  17세
생일:  8월 9일
 

 

외관

넘치는 에너지와 ‘말 한마디만 해도 백 가지의 질문으로 당신을 무너뜨릴 관심’으로 무장한 청소년. 키는 웃자라 다소 조숙해 보이지만 또래에 비해 길쭉한 팔다리만이 이 애를 군중 속에서 ‘두드러지게’ 만들지는 않았다. 빨간 보청기, 짙고 어두운 톤의 피부와 이질적으로 파란 눈, 검은 곱슬 단발 사이에서 듬성듬성 자란 흰머리는 여전하다.

 

 

성격

반대로 가는 | 타고난 반항아 | 직설적인 | 노력하는

 

 

기타

이름이 좀 길다. 나면서 받은 것과 자라면서 고른 것을 다 섞는 바람에 그렇게 됐다. 받은 성은 스리랑카 난민 출신의 보호자에게 받은 ‘위크라마나야케’이고, ‘에릭’은 홍콩 시민인 또 다른 보호자에게서 받은 이름이다. 직접 고른 이름은 ‘싱’. 이름이 어째서 이 모양이냐고 물어본다면 씩 웃으며 대꾸하는 레퍼토리만 늘어난다. “꼽냐.”

 

비마법사 사회에서 에릭은 애매한 존재다. 유튜브나 트위터에서 한 번쯤, 어쩌면 뉴스 코너에서 마주쳤을지도 모른다(그다지 유명하지 않다). 당신은 아마 청소년 환경 운동가나 홍콩의 생태계 복원, 어쩌면 다시 거세지는 송환법 반대시위(송환법은 19년 공식적으로 철회되었으나 이후 홍콩 입법회에 다시 제출되었다는 가상의 가정)에 대한 다큐에서 그의 얼굴과 목소리를 발견할 수 있다. 동북아시아 어드메의 퀴어 퍼레이드에서 프라이드 먼스를 만끽하는 사진이나 키보드 배틀을 뜨던 스크린샷을 본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친구들 덕분에 지난 3년간 그는 SNS에 꽤 익숙해졌다. 인스타도 열심히 하고, 트위터도 열심히 한다. 결과가 좋은 지는 모르겠다. 이제는 일상에 자리잡은 보안법이나 여러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활동한다. 뭐, 덕분에 이제 홍콩엔 못 돌아가지만...

 

성격은 여전하다. 늘 앞장서고, 친구들에게는 좋은 말만 해주고 싶다. 말버릇은 여전하며(우리 친구지? 그래도 내가 좋지?) 인간관계에 있어 온 몸을 던지거나 매달리는 것 역시 심해지면 심해졌지 덜하진 않았다. 선 안의 것들을 지키며 선 밖의 것을 안으로 들이는 데에 망설임이 없다. 막말이나 성질이 좀, 그렇긴 한데, 아마도 호그와트의 동기들은 알 길이 없겠지.

 

학교생활은 끝내주게 즐겼다. 온갖 클럽, 퀴디치 훈련 보조(대타), 노래도 배웠고(여전히 음치박치다) 요리도 즐긴다. 주디와의 영화연극 동아리에 특히 열을 올렸는데, 꽤 많은 것을 배웠다! 연기를 못해도 되는 규칙 덕분에 에릭 연기 실력은 늘지 않고 대본 외우는 속도만 늘었다. 성적은 내내 하위권이나 중요한 건 성적 순이 아니라잖아? 방학때마다 돌아다니며 친구들 집에도 가봤다. 편지는 늘, 언제나, 꼬박꼬박 쓴다. 문제는 없다. 정말로.

 

아무튼 그는 여전히 그의 가족만큼이나 ‘보통의’ 열일곱살과 달라지는 일을 어려워하지 않는다. 집에 돌아가지 못하게 됐어도, 그가 학기 중에 어디로 사라지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생겨도, 그에게 두려움은 없다. 그는 그냥, 늘 그랬으니까. 그래야 하니까?

 

그런 에릭 싱의 최근 고민은, 도대체가 맘대로 되는 것 하나 없는 세상과, 최근들어 아프기 시작한 고양이 반둘라와, 마법사 가족을 둔 비마법사 가족들은 어디서 살면 좋겠냐는 건데. 그런 걸 고민할 이유가 있나? 어차피 어디든 안 된다고 할 텐데?

 


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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