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Republic - Someday

CW : 경기 중 추락에 대한 묘사

 

“ 그래서? 그건 원래 내 거였어. ”

 

주소:  스타방에르, 포르세티 보육원, 문간 위에 선 카일로
이름:  카일로 이븐 | Kylo Even
나이:  16세
생일:  3월 29일
   
   

 

외관

  빛이 내리쬐는 회랑을 새빨간 머리카락이 가로지른다. 유리를 투과한 빛그림자가 어룽질 때면 머리카락에도, 눈동자에도 불티가 튀어올랐다. 고성을 스치는 바람이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휘감아 흐트러트리고 햇볕이 눈가를 물들이면 치솟은 눈매를 찡그리면서도 돌아보고는 했다. 걸음처럼 시선이 곧다. 여전히, 거칠 것 없이 내딛고 망설임 없이 길을 찾는다. 겅중하니 뛰어오른 시야는 더욱 높고 먼 곳을 내다볼 수 있었다. 마을 하나가 세상의 전부였던 어린날에 비할 데 없이 넓어진 세계를 입엣말로 끊임없이 욱여넣으려 애를 쓴다. 대부분 성공적이었고, 얼마간은 잘 되지 않았고 몇번은 끝내주게 망치고 말았다. 개의치 않는다. 중요한 건 이것이다 ; 결코 멈추지 않을 것.

 

  밤이면 고성의 복도에는 기울어진 그림자가 드리웠다. 밤이 스민 머리카락이 덩달아 어둡다. 그는 종종 외로웠지만 적막이 고독마저 집어삼킨 시간에는 뒤를 돌아볼 필요가 없었다. 돌아보아선 안 됐다. 발치를 잡아끌고 뒷덜미를 낚아채는 것들 중에 좋은 건 없었다. 다만 눈이 내리는 계절이면 문득 걸음을 멈추어 바깥을 내다보았다. 차게 식은 공기가 손을 에이고 숨이 하얗게 흩어졌지만 그는 이보다 훨씬 매서운 겨울을 알았다. 그러나 열여섯의 카일로는 그를 둘러싼 세상에 순번을 매겼고 그의 모든 유년을 구성하는 오래된 저택은 서랍 가장 깊은 곳에 밀어넣어졌다. 스크린 너머 주목받는 소년을 향한 집착과 질시가 관심과 애정으로 포장되어 기어이 노르웨이의 작은 보육원에까지 닿았기 때문이라는 진실도 부엉이가 묶어 나른 편지에 겹겹이 덧대어진 동생들의 그리움과 원망 앞에서는 보잘 것 없는 변명에 불과했다.

  카일로는 답장을 쓰지 않았다. 향수를 깊이 들이마실 주제도 못 되는 셈이다. 중요한 건 결국 멈추지 않는 것이고 이제는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가 곳곳에 산적해 있다. 길이 잘 든 운동화는 이전보다도 더욱 소리가 없다. 걸음 소리가 복도를 울리지 않으면, 홀로 걷는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도 없으므로.

 

 

성격

정제된, 그러나 삐딱한 | 유연하고도 유쾌한 악동 | 습관성 맏이 | 내재된 증오

 

 

기타

#’언더 키퍼의 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언더 키퍼> ‘로이 악셀’ 역. 배역 이름은 작년까지는 없었는데 지난 방학 쯤 생겼다. 시니컬한 어조, 매사 심드렁한 태도, 그러면서도 은연중에 드러내는 의리 모먼트까지. 잘 웃지 않는 반항아는 가히 폭발적이라도 해도 좋을 인기를 끌어모았다. 시즌 2 제작 컨펌이 순식간에 이루어져 3학년 학기가 끝나자마자 촬영장으로 직행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내방 인터뷰와 시리즈 홍보 무대가 열렸고 스타방에르가 세상의 전부였던 소년은 이제 방문한 도시의 길을 외우는 것만으로도 벅차했다ㅡ그래도 기어이 외우긴 한다는 점에서 고집인지 오기인지 모를 점수를 높게 쳐줘야 할 것이다ㅡ. 더는 국제선 탑승 수속을 밟으면서도 당황하지 않고 비행기에서 시간을 떼우는 일에 익숙해졌다.

  카일로는 SNS를 개설했고 4학년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까지 수십만의 팔로워가 모였다.

 

#퀴디치

  2학년부터 그리핀도르 퀴디치 팀 몰이꾼으로 출전했다. 비슷한 시기에 입단한 아그네스와 나란히 퀴디치 경기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둘이 차지한 연습 시간에는 아찔한 바람 소리, 블러저와 쿼플이 위협적으로 날아다니는 소리에 종종 곡예비행에 가까운 위험한 시도를 발견한 다른 학생들의 비명과 교수님의 고함이 더해지곤 하지만 둘 다 그다지 반성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아그네스와 카일로는 무모함의 가치를 알았다.

  3학년 쯤, 작게 사고가 있었다. 아그네스는 우려를 표했지만 카일로는 눈썹이나 한번 들썩이고 말았고 결국은⋯⋯.

 

#추락 사고

  슬리데린-그리핀도르 경기, 그리핀도르가 20점 뒤쳐지는 중이었다. 붉은 망토를 입은 수색꾼이 바쁘게 공중을 가로질렀지만 날이 흐려 어느 쪽 수색꾼이건 골든 스니치를 발견하기는 요원하게만 보였다. 바람을 잘 타는 날이라도 있는지 슬리데린 추격꾼들이 주고받는 쿼플은 얄밉게 저들 손만을 오갔고, 여느 때 같았으면 블러저가 아군에게 날아드는 족족 쳐냈을 카일로도 열이 받을 정도로 기막히게 움직임을 봉쇄하는 찰리 덕분에 그야말로 두손두발이 다 묶인 처지였다.

  경기 중반, 가까스로 쿼플을 거머쥐고 내쏘듯 날아가는 그리핀도르 추격꾼의 뒤를 검은 블러저가 매섭게 뒤따랐다. 방망이를 휘둘러봐야 닿지 않을 거리였지만 엇비슷한 경로에라도 있는 선수는 카일로 뿐이었다. 그는 지금이 뛰어야만 할 때임을 알았다. 그를 막기 위해 찰리가 두번째 블러저를 날려보내리란 사실 쯤, 이젠 눈 감고도 알 수 있었지만 언젠가 그들이 이야기했듯이ㅡ겁만 집어먹고 있어서야 대체 무엇을 가질 수 있단 말인가?

  망설임 없이 놓은 손에 이어 거세게 박찬 발이 빗자루를 아래로 떠민다. 뛰어내리는 순간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지만 카일로는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리핀도르 10점! 중계를 담당한 학생의 외침은 곧 비명으로 바뀐다. 아그네스가 뻗은 손은 허망하게도 허공만을 움켰고, 그는 이어질 충격을 대비한다.

 

#호그와트 지도

  레베카 “랫” 윌리엄스의 유산ㅡ유산이라니! 멀쩡히 살아있는데!ㅡ은 3학년 말에 이르러 훌륭한 성과로 귀결되었다. 몇 가지 기능적 미진함은 무시하자. 중요한 건 그 지도에는 호그와트의 모든(모든! 아마도!) 구조가 새겨져 있으며, 지도를 보는 이 뿐만 아니라 근처에 있는 사람들의 위치까지 정확하게 표기해낸다는 점이다.

  여기에 있어서는 아무르의 동행과 도나텔라의 공조를 빼놓을 수 없다. 폭탄꼬리 스크류트를 코앞에 가져다놔도 눈썹 하나 꿈쩍 않을 담대한 래번클로는 교수님에게 발각될 위험이 지나치게 높지 않다는 가정 하에,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교수님들의 눈을 속이는 영악함을 발휘해 호그와트 구조를 지도에 새기는 과정에 톡톡히 일조했다.

  다음 학년 쯤 카일로는 지도와 실제 장소를 동기화하는 마법을 만들어냈으나 카일로의 마법은 3학년에 들어서며 부쩍 불안정해졌고 동기화는 단순한 기록보다 조금 더 섬세한 작업을 요했다. 걸음 소리만 들려도 깜짝 놀라 몸을 웅크릴만큼 심약한 주제에, 관리인의 주 순찰구역을 배회하는 래번클로를 마주친 건 그 즈음의 일이다. 도나텔라는 호그와트를 종횡무진 가르고도 밤새 들키지 않을 안내자가 필요했고 카일로는 손톱만큼 빠져나온 실밥하나 놓치지 않을만큼 예리한 통찰력이 필요했다. 밤의 공조는 호그와트 지도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통로와 방을 더했고 꼭 그만큼의 길목에 거미줄을 놓았으니 모두가 만족하는 결말이었다.

 

#성장기

  2, 3학년 내내 무섭도록 자랐다. 또래보다 유난히도 작았던 소년의 자취는 이제 찾기 어렵다. 진통제를 털어넣는 것 외에는 수가 없는 통증에 아파했던 밤들이 나름의 보람은 있었던 셈이다. 그 진통제 절반은 라일리가 그의 침대에 집어던진 거였고, 숨죽여보려 해도 새어나오는 앓는 소리에 애꿎은 밤잠을 설친 것도 라일리였음에도 정작 키는 카일로만 큰 데다 카일로 이븐이 크건 말건 라일리 슈가 알 바는 아니었으니 더하고 빼면 총체적 보람 마이너스겠으나, 아무튼.

  중고 교복이라도 매 해 맞추는 건 무리가 있다. 이젠 교복값 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매번 맞추는 게 낭비라는 생각을 할 정도의 정신머리는 갖춘 덕분에, 훌쩍 자라고서도 교복이며 망토는 한둘쯤 치수가 크다.

  이따금 무릎과 종아리를 붙들고 웅크려 앓는다. 그는 아직도 자라는 중이었다.

 


NG

식인에 대한 모든 종류의 묘사, 근친(혈연으로 이어져 있지 않더라도 당사자들이 서로를 가족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해당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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