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꾼 "

" 별명자판기 "

 


“ 네가 가져갈 차례야. ”

 

 
주소:  홍콩, 란타우 섬, 디즈니랜드 리조트, D동 109호, 찰리
이름:  엘리엇 찰리 로저 | Eliot Charlie Roger
나이:  14세
생일:  1월 2일
 

 

" Liqueur "


 

외관

반듯한 이마를 기준으로 작은 머리통을 감싸는 머리카락이 샛노랗다. 앞머리 없이 뒤로 가지런히 모아 내려묶은 와중 실수처럼 흘러내린 몇 가닥이 애교스럽다. 머리끈은 리조트 청소직원인 마니에게 빌린 것. 쌍꺼풀이 짙고 큰 눈에 오똑한 코끝, 애살있게 올라간 입꼬리가 또래치고 조숙한 존재감을 뽐낸다. 그 위로 날렵하게 다듬어진 눈썹은 단언컨대 어른의 솜씨. 피부가 약해 잘 달구어지나 아직은 장밋빛인 게 소년의 생기로 봐 줄 만하다.


동그랗고 큰 귀가 콤플렉스라 자주 손으로 주무르는데, 금방 붉어지는 탓에 부끄러워 그런지 주물러 그런지 구분하기 어렵다. 어려서 뚫은 귓불 양쪽에 도금된 싸구려 링귀걸이를 끼워두었다. 오래된 것이어서 바늘 쪽 도금이 살짝 벗겨졌다. 힘주어 만지고 나면 손바닥에 눌린 자국과 녹이 남는다. 자세히 보면 그렇고, 멀리서 보면 알 수 없다.

목과 팔다리가 길쭉하고 깡말라서 가진 키에 비해 길쭉해 보인다. 나고 자란 장소에서 보이는 또래 중에서도 제법 큰 편이라 잘 봐주면 열여섯으로까지 속여먹을 수 있다. 살이 더 붙고 어깨가 벌어지기 전까지는 왜소한 여자애 취급을 받겠지만….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공간의 모토에 따라 뭘 갖다 걸쳐도 제법 어울린다. 이를테면 17분짜리 퍼레이드에 적합하도록 반짝이고 퍼석거리는 공주님 드레스.

손이 크고 손톱이 가지런해 카드를 쥐기 좋다. 입학하며 장만한 새 것으로, 카드 앞면에 디즈니랜드 캐릭터들이 각 문양과 숫자로 그려져 있다. 그밖에도 출신지를 알 만한 소지품이 꽤 된다. 맵시가 좋고 길쭉한 어른용 구두와 오래 걸어도 물집 잡히지 않도록 끼워넣은 깔창, 모서리 한쪽에 금이 간 디즈니랜드 홍콩 기념품 캐리어, 神奇道의 인공폭포를 닮은 새파란 눈동자. 그중 카드 세트를 가장 아낀다.

잘 웃는다.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장소로부터 왔으므로!

 

 

성격

흥미 본위의 | 느긋한 | 쉽게 질리는

 

 

기타

《리조트 D동에서 근무하게 된 직원 및 캐스트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다음은 홍콩 디즈니랜드 리조트 A~G동 중 4번째 건물인 D동에 배치된 근무인력에게 안내되는 내용으로, 이해하기 어렵거나 사실과 다를 경우 선임 근무자에게 보고 후 사실 확인을 거치길 바랍니다. 직원과 캐스트는 근무 일정에 한해 반드시 해당 안내문을 따라야 하며, 그렇지 않을 시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1. D동은 지하 3층에서 지상 4층까지의 직원 숙소용 건물로, 지하에는 디즈니랜드 곳곳과 연결되는 화물 및 인력 이동 통로와 직원용 주차장이 있습니다. 직원용 ID카드로만 엘리베이터 이용이 가능하므로 ID카드를 분실 혹은 도난당하지 않도록 주의 바랍니다.

2. 지상 1층부터 4층까지는 동일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건물 양쪽에 위치한 계단과 건물 중앙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으나, 디즈니랜드의 폐장 시간 이후에는 엘리베이터가 가동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주로 계단을 사용합니다. 새벽 1시 이후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지 마십시오.

3. 숙소는 근속일에 따라 배정되며 신입을 포함한 1년차는 4층, 5년차까지는 3층, 10년차까지는 2층을 사용합니다. 1층은 주로 비품실이나 창고로 사용되며 비어 있는 객실이 많습니다. 왼쪽 복도 끝 화장실은 자주 고장납니다. 되도록 이용하지 마십시오.

4.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은 주로 C동에 머무릅니다. 만약 D동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여성을 만났다면 자세한 사정을 묻지 말고 뒤돌아 숙소 객실로 들어가십시오. 그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가 들고 있는 물건에 관심을 가지지 마십시오. 그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5. 퇴근 후 D동 1층을 지나갈 때는 초콜릿이나 사탕을 구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누군가 발을 걸어 넘어졌다면, 군것질거리를 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으세요. 그는 화를 낸 사람에게 다시 장난치지 않고, 군것질거리를 아주 좋아합니다.

6. 만약 손님이 리조트 D동으로 가려 한다면, 자연스럽게 다른 곳으로 유도하세요. D동 1층의 창문을 두드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당신이 D동 외부에서 근무하는 청소인력이라면, 109호 커튼이 열려 있을 경우 안을 들여다보지 말고 창문에 세 번 노크하세요.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려도 대답하지 마세요.

7. 109호 안쪽을 들여다보았다면, 그가 제안하는 도둑 잡기 카드게임에 참여해야 합니다. 창문으로는 사탕을 넘겨줄 수 없으므로 다른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조커 카드를 뺀 모든 카드를 내려놓을 때까지 게임은 계속될 것입니다. 게임이 종료된 후에는 주저 없이 자리를 떠나십시오.

8. 아무리 게임을 진행해도 조커 카드가 없고, 손에 들린 카드의 숫자가 변하지 않는다면 근처에서 ‘신데렐라’를 연기하는 캐스트를 찾으세요. 또는 크게 “신디!”라고 외치십시오. 게임이 중단되면 주저 없이 자리를 떠나십시오.

9. 8번은 그가 카드를 고를 차례에 실행되어야 합니다. 유념하세요. 당신이 카드를 고를 차례에 자리를 떠나서는 안 됩니다. 만약 실수했다면…….



“찰리.”
“안녕하세요, 매니저님.”

D동 직원용 엘리베이터에서 맥없이 끌려나오며 찰리는 생글생글 웃는다. 매니저는 주룽완 지역 출신으로 찰리의 광둥어 억양이 거칠게 섞인 영어를 귀여워했는데, 덕분에 그가 D동 관리 근무를 맡을 때면 찰리는 들켜도 걱정이 없다. 어쩌면 일부러 들키기를 기다렸는지도, 나폴리탄 괴담은 누군가 읽어야 시작되니까. 이왕이면 D동에 새로 배치된 뉴-비가 읽고 겁을 먹었다면 좋았겠지만, 자칫하다 일이 커지면 찰리만 고생이다.

얼마 전 계모 역에서도 물러나 요정 할머니 역할을 맡게 생겼다며 잔뜩 투덜거리는 신디 로저를 달래느라 며칠 밤을 새운 것이다. 신디는 매니저보다 윗사람의 귀에 찰리의 사건 사고가 들어갈 때마다 밥줄 걱정을 한다. 찰리는 신디가 실은 매니저를 짝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신디, 엄마, 이 사람은 너무 젊잖아. 그러나 찰리도 매니저의 마음쯤은 짐작한 지 오래라 쓸데없는 참견은 하지 않는다.

“이건 압수다.”
“그래도 재밌어요. 그렇죠?”
“봐줄 만해. 너도 자라면 볼만하겠다.”
“디즈니랜드에 취직할지도요.”
“캐스트가 아니라면 괜찮지. 네가 자라서도 드레스를 입을 순 없잖냐.”

이건 NG인데. 찰리는 가느다란 눈썹을 들어올렸다가 어른이 알아채기 전에 내린다. 비위를 맞춰 대꾸하는 대신 잠자코 반성하는 척을 한다. 여전히 뒷덜미를 붙들린 채로 걷다 보면 길을 잃은 어린이 손님이 보인다. “어! 공주님이다!” 퍼레이드에서 날 봤나 보네. 매니저가 난색을 보이기 전에 찰리는, 일부러 과장되게 시늉하며 포박을 푼다. “안녕, 왕자님. 모험을 떠나는 중인가요?” 어린이 손님이 찰리의 행색-구겨진 셔츠며 바지-를 보며 갸우뚱한다. “실은, 나도 그렇거든요. 일부러 하인과 옷을 바꿔 입었답니다. 남자애처럼 보이죠?” 그제야 어린이 손님의 머릿속에서 무언가 끼워맞춰진다. 바지를 입어도 공주님은 공주님이구나! 찰리의 머릿속에서는 안도의 한숨이 바람처럼 분다. 요즘은 애들도 선입견이 확실하네. 속아넘어가서 다행이지만. 찰리가 왕자님의 손을 잡고 가까운 미아보호소로 걸어간다. 뒤에 남겨진 매니저가 무전기를 든다.

“어린이 확보. 여섯 살 정도, 광둥어, 초록색 티셔츠. ‘찰리’가 D-9 섹션 미아보호소로 이동중. 인계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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