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별 생각 안합니다만. ”

 

 
주소:  보르도의 메히가 호수 옆 와이너리, 단독주택 다락방의 아무르 제르망
이름:  아무르 제르망 | l’amour Germain
나이:  11세
생일:  6월 19일
 

 

" 망각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

   
   

 

외관

잘 관리된 듯한 은색 머리카락이 뒷목이 드러날 만큼 짧고 깔끔하게 깎여있다. 一자의 제비추리. 깔끔하게 젤을 발라 넘겨 재즈 시대에 유행했을 법한 포마드 머리를 했으나 이마 헤어라인에 솜털같은 잔머리가 남아있다. 푹 꺼진 아이홀 위로 그늘진 속눈썹, 밝은 보라색 눈동자. 얇은 입술 밑의 점. 키에 비해서 커다란 손발. 예쁘장한 얼굴. 양 손 약지에 얇게 박힌 굳은 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허공을 떠도는 시선. 변성기를 지나지 않아 중성적인 목소리.

 

 

성격

애늙은이 | 무뚝뚝 | 둔함 | 의외로 엉뚱한

 

 

기타

걸음마다 발에 채이는 것은 여물지 못한 포도알, 지평선마다 보이는 것은 포도밭. 와인으로 유명한 보르도 메독 지방에서 제법 근사하고 유서깊은 와이너리 ‘샤토 제르망’를 운영하는 오너 카미유 제르망의 3남 2녀 중 막내 딸. 참고로 그는 오너와 세번째 남편 사이에서 나온 딸이다. 

 집안과 사업에 자부심이 깊은 그의 어머니는 자신의 집안이 프랑스 역사의 동방삭이이자 마지막 연금술사였던 생제르망 백작의 핏줄이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야기했으나 사랑이 넘치는 제르망 家는 카사노바의 뺨을 칠 정도로 동서고금의 숱한 미인들이 하룻밤 거쳐간 집안이라, 진실로 생제르망 백작이 먼 선조라고 하더라도 -워낙 다양한 인간의 피가 섞였기 때문에- 과연 그 신비로운 유전자가 남아있긴 한가? “마법 학교” 초대장을 받았으니 완전한 거짓말은 아니었던 건가? 그렇다면 과학의 발전으로도 증명할 수 없는 ‘신비’는 무엇으로부터 시작되었는가? 

 정열이 넘치는 집안에서 “사랑”이라는 이름을 받고 자랐으나 애석하게도 그는 집안의 특성과는 아주 먼 성정을 타고 태어났다. 사랑과도 거리가 멀었다. 감정표현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표정으로 보이기보단 무표정한 얼굴로 기쁘다, 슬프다. 하고 말로 표현할 뿐이었다. 과장이 심한 어머니는 그가 여느 드라마와 영화의 주인공 처럼 반사회성을 가진 연쇄살인마가 될까 두려워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며 딸에게 온갖 검사를 받게했으나 의사들은 입을 모아 “그냥 성격인 것 같습니다.” 하는 대답을 받을 뿐이었고, 그 이후부터 그는 집안에서 ‘인생 5회차’라는 별명을 갖게되었다.

 특별하게 좋아하는 것은 없다. 무엇이든 능숙하지만 빼어난 것도 없다. 어느 하나 남들보다 뛰어나겠다는 욕망도 없이, 그 어느 것도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지 못하니 익힌 것 외에는 잘 할 수 있을리가 없다. 

 인생을 통달한 승려처럼, 아니 죽음을 목전에 둔 노인마냥 삶과 만물에 있어 어떠한 열정도, 재미도, 심지어는 사랑조차 느껴본 적 없이 살아가던 문명 세계의 애늙은이는 어느 날 마법 세계로의 초대장을 받고 깊은 생각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우주, 별, 별에서 태어난 생명, 생명의 근원, 바다, 이치, 지성, 문명, 인간 안의 우주.
 어떤 물리 법칙이나 ‘마법’이라는 신비의 근원을 자신이 밝혀낼 수 있다면… 그것은 제법 근사한 일이리라.


 아, 신비와 괴담을 믿고 즐기는 비마법사 사이에서는 ‘이따금, 몇 백 년을 거슬러 먼 선조를 꼭 빼닮은 후손이 태어난다.’ 는 속설이 유행한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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