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겁쟁이가 아닌 "


 

“ …천천히 이야기해요, 다 듣고 있으니까.

 

주소:  302호, 주니퍼 스트리트 28번지, 나나이모, 캐나다
이름:  니베이아 밀번 | Nevaeh Milbourne
나이:  19세
생일:  1월 9일

 

     
     

 


 

외관

곱슬거리는 흑발은 어깨죽지 아래까지 길러 단정하게 하나로 묶었다. 귀에는 보란 듯이 피어싱이 늘었고, 긴 속눈썹 아래 새까만 눈과 콧대 위에는 도수 없는 가는 뿔테 안경이 자리한다. 어디까지나 인상을 숨기기 위한 목적으로,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이들 앞에서는 안경을 벗는 일이 더 많다. 수수한 니트 스웨터에 캔버스 재질의 치마는 발목 살짝 위에서 끝이 난다. 검은 부츠를 신고 스타킹을 신으니 맨살이 드러나는 곳이라고는 두 손과 얼굴 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쪽 손목에는 울긋불긋한 것이 얽힌 가죽 팔찌가 늘 감겨 있다. 손끝에는 푸른 색의 매니큐어가 깔끔하게 자리잡았다.

 

행적

영국 내 주요 이능력자 권리 주창 단체들의 마스코트와도 같았던 그 이름, “헨리 T. 폴록”. 반 년 간, 그 이름은 많은 곳에서 자주 불리고는 했다. 정당 주최 공식 행사에 얼굴을 비추었으며, 각종 인터뷰에 응하면 그 답변이 시시각각 기사로 실려 나갔다. 늘 많은 내용을 이야기하지는 않았으며, 한다는 말도 거의 으레 누구나 할 수 있을 법한 이야기였으나 그 사실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다른 곳도 아닌 “그 마법학교”를 나온 “그 폴록 집안 막내”가 우리를 위해 말한다. 연대하고 기꺼이 우리의 상징이 되어줄 것처럼 우리 곁에 남았다! 

그렇게 가끔은 단상 위에 던져지는 계란을 맞기를 감수하고, 출처를 알 수 없는 협박 편지들과 종종 실제로 (어쩌면 칼을 들고) 찾아오는 존재하는 위협을 이겨내고, 귀가를 위해 버스에서 내리면 따라붙는 시선과 발걸음과 손길과 렌즈를 받아들이고, 인터넷을 출처로 쏟아지는 비난과 욕설과 찬사와 애걸을 무시하고, 기꺼이 우리의 곁에 남았다. 그 사실이 중요하다. 상징이란 으레 그런 거니까. (“그런데 그 아이, 손을 좀 떨었었지?” “난 잘 모르겠던데. 웃기는 잘 웃더라.”)

그러던 중, 2028년 1월을 기점으로 “그 폴록 집안 막내”는 더 이상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마티스 폴록은 이야기한다. “원치 않았던 강도 높은 수많은 시달림에 스스로를 회복할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아이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멈추지 않으며-”
틸다 폴록은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할 뿐입니다. 나아갑시다. 더 나은 세상을 우리는 함께 만들 수 있습니다.”
도일 폴록만이 동생의 부재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리고 니베이아 밀번이 있다. 받은 이름과 빌린 이름을 기워 만든 덩어리가 있다. 1년 하고도 몇 개월을 도망치는 데에 애쓴 아이가 있다. 세상을 상대로 하는 숨바꼭질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 몇 번이고 숨은 자리를 바꾼다. (가능하다면 가끔은 그저 살아보고 싶었다. 그러나 아직은 많이 버겁다.)

그리고 지금이다. 같은 복도의 토마, 제인, 갈란은 “헨리 폴록”을 모른다. (“히피”들이란!) 길 건너 카페의 도미스는 입이 무겁고 아이를 제법 귀여워한다. (종종 마감을 돕거든.) 정신과의 잭슨은 순순히 처방전을 써주며 아이를 걱정한다. (어쩔 수 없이 *마법*이 살짝 동원됐다.) 그 정도의 생활이다. 인식 저해 마법이 없으면 한 블럭 이상 걸을 자신이 없고 (완전 *마법사* 같네…) 행동반경은 좁아도 너무 좁은, 그럼에도 살아가는 생활이다. 이 또한-다른 모든 숨바꼭질에서 나에게 그러했듯이-오래 있지 않아 무너질 터인 무언가다. 그래도 조금만 더 살아보고 싶은데. 조금만 더 사랑을 해보고 싶은데. 

아, 유예의 끝이다. 
“그곳”이 나를 부른다….

 

성격

도망치는 | 겁쟁이 |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타

이름은 개명 후의 것과 그 전의 것 중 어느 것으로 불러도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 ‘너희들’이니까. (다른 사람들은 아웃이다.) 그냥 입에 붙는 쪽으로 편하게 불러주면 그걸로 OK. 5학년 여름 이후 본가에 돌아가 찾은 정신과에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으며 이후 꾸준히 약물치료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돌아오는 길에도 약을 챙겨 왔다. (여전히 사람 많은 곳은 어렵고 시선은 무서워. 그래도 노력하고 있잖아.) 도피 생활 중에도 고등학교 학력 인증을 위한 공부를 따로 해왔다. 대학 입학 희망자. 희망 학과는 비밀이다. (웃겨? 웃든가…)

온통 파란색으로 염색한 적이 있다. 사진을 남겨뒀는데 보여줄 생각은 없다.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되었다. (약이랑 함께 먹으면 안 좋은 거 나도 알아…) 필요를 느껴 부엉이를 기르기 시작했다. 이름은 Juno유노라고 붙였다. 회갈색 깃털이 제법 멋들어진 암컷이다. 일본어가 조금 늘었으며, 프랑스어는 그것보다는 좀 더 한다. 노래를 듣는 취미를 만들어보기로 했는데, 어디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몰라 적당히 차트 위에서부터 재생하고 있다. 고유 마법은 거의 꺼내지 않는다. 사실 다른 마법도, 몸을 숨기기 위한 용도가 아닌 이상에야 웬만해서는 쓰는 일이 많지 않다.

 


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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