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코 혼자 외롭지 않을 "


 

안 돼. 해야 해. 필요하다고 말해줘! ”

 

주소:  스코틀랜드. 호그와트 마법 학교.
토끼굴 옆 방 문 앞에 두면 언젠가 보겠지.
이름:  마리에드 니브-킬리언 | Mairéad niamh-cillian
나이:  17세
생일:  6월 17일 

 

   
   

 


 

외관

무슨 색으로 불려도 상관 없을 머리. 짧게 쳤다. 새치 어디 갔냐고? 호그와트에 오기 전까진 무사했다. 처음엔 핀으로 고정하거나 염색하려고 했는데 곧 관두고 그냥 다녔다. 컨셉이요? 네. 브릿지요? 네. 동양계 캐릭터요? 뭐든 그게 맞아요. 햐안 머리칼을 슬슬 넘기면서 잘도 대답했는데 그래서 지금은 왜 안 보이느냐면⋯. 호그와트에 도착한 직후 면담을 요청한 교수가 '혹시 거기에도 마법적 힘이 깃들지 않았느냐'고 살피는 얼굴에 아니오 하는 대신 직접 마법약 만들어서 부었다. 라일리의 것처럼 잘 들지는 않았다. 

뺨부터 턱으로 흐르는 날이 가파르게 떨어지는 동시에 둥글고 좀 수줍게 웃는다. 수많은 일을 겪었다면서도 별로 닳지 않은 얼굴로 웃는다. 물론 웃지 않는 얼굴도 당신에겐 낯설진 않겠지. 그 이상? 뭐 달라진 점? 프랑스 바다 후의? 우리끼리 얘긴데 이제 *일반인* 취급은 글렀고 너 이능력자나 마법사냐고 서로 '욕'하거나 '해명'하면서 '찌르고' '찔릴' 일도 없지 않나? 낯선 얼굴을 볼 필요가 없다.

 

안기거나 팔짱을 끼거나 옷깃을 지분거리거나 하는 번잡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큰 키에 비해 여전히 가볍기는 해도 행동에 뜸을 들이고, 신중하고 싶은지 닳은 신발 뒤축을 꾹 눌러 균형을 맞춘다. 축하합니다. 다 크셨습니다. 만 열일곱, 졸업하셔도 좋습니다.

눈이 딱 마주치면 당황하기도 한다. 무언가를 가늠하다 너무 길었다는 걸 깨달으면 발끝으로 떨어뜨린다. 왜 이러냐? 새삼 호의를 사고 싶은 애처럼. 아닌가? 당신에게 제 마법이 잘 안 들어서 그렇다. 아이 젠장. 아직 졸업말고 조금만 더 기다려 보십시오.

 

 

행적

@: 일단 인스타그램 피드를 쭉 내려보자. 그가 어디에 들러 뭘 하고 다녔는지 대강 알수있다. 일일히 짚기 번거로울 정도로 방향을 틀어 다녔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텔레포터'로 의심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어물어물 흩어졌다. 가끔 목격사진이 뜨면 꼭 버스나 지하철 맨 뒤 칸에 앉아 조는 모습이 찍혀 돌아 다녔으니까. 마리에드는 가끔은 포트키로, 가끔은 카일로 이븐이 보내준 (어줍잖게 갚겠다는 이모지나 갈레온에 띄웠다.) 티켓으로, 가끔은 남은 돈으로, 정말 가끔은 무임승차로 이동했다.

그 다음은 뭐 투명 마법? 쓰는 거 아니냐는 의심도 받았다. 사진을 보면 이곳저곳 가는 것 같은데 희안하게 사진 속에서 마리에드를 쳐다보는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근데 이것도 마리에드의 뒷모습이 밈이 되기도 하고 (이능력자 거부 팜플렛이 붙은 병원앞에서 허망하게 서 있었다.) 가끔 불명의 팬이나 안티나 유튜버에게 뒷목을 붙들리거나 소매치기한테 지갑을 털릴 뻔하다가 붙들리고 뭐 이딴 사건이 있고 난 이후로는 그냥 얼간이 취급을 받기도 한다. 그게 맞다. '셀럽'인 마법사 친구와 '환경운동가'인 마법사 친구를 동시에 두둔하는 거 보면 감 오지 않나? 이런 애한테 어울리는 재미난 일화들이 주머니에 담긴다. 힘든 일? 마리에드는 글을 올렸다가 인터넷에 영영 박제됐던 동기를 안다. 아무리 그래도 그만큼의 돈은 없었다. 그리고 스물넷의 마법사중에 '시선'에 시달리지 않은 마법사가 얼마나 되겠는가. 마법으로 장막 밑을 돌아다닌 주제에 마리에드에게는 돌아갈 집이 두 채나 있다. 배가 불렀지.

 

TRUE : 사건이 있던 해의 할로윈, 커븐에 들렸다. 축복하고 싶었다. 카스텔로리조에 갔다. 제 마법을 원없이 써봤다. 평온했으면 해서 응원했다. 포르세티의 아이들이 벌인 비공식적 불법행위에 합류했다. 가끔 미친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찔했는데 (붙들린 이능력자들을 빼돌려 국경을 넘게한다. 대본이 아니라고. 이게 말입니까?) 억류된 이능력자들을 위로하고 잘못 엮인 마법사들의 분통은 받아넘겼다. 가끔 탓을 들으면 긍정도 부정도 아닌 모양으로 침묵했다. 결국 욕을 뱉으면 이번엔 그쪽이 침묵했다. 좋은거 많이 배웠다. 이건 진짜다. 이쯤에서 제 마법을 연구해 볼 생각을 시작했거든. 가끔은 나도 배우를 해야겠다고 너스레 떨기도 했다. 계속 흔적을 남기며 살았다. 인터넷을 미친듯이 뒤져 스물넷의 행적을 쫓았다. 정작 마주치면 그날은 폰을 못 만졌다. 결국 편지를 쓰는 손 끝이 어색했다. 그래도 가끔은 부엉이를 쓰다듬을 기회가 있었다. 두달 전 호그와트로 향하면서는 다 관뒀다. 

 

MAN : 마리에드는 열여섯의 여름 이후론 스스로를 남자애라고 소개하고 다녔다. 정확히는, 보호자 없이 혼자 여행을 다니는 소년이 남자애가 아니면 여러모로 곤란했다. 위키에는 그의 성이 남자, MAN, 男로 등록되어 있다. 누군가는 그가 치마를 입었던 사진을 찾았으나 세상이 남자가 치마 입는 것가지고 기겁할 정도로 빡빡하지는 않다. 세상에 마법사가 '진짜' 있는데. 안 그렇습니까? 오히려 어울리는 거 아닙니까? 입었는데 어쩌겠어요. 마침 키도 크다. 상의를 오버핏으로 입는게 그의 취향이다. 모든 조건이 맞아들어간다. 가끔 누군가 시비를 걸거나 너무 가까이 다가오거나 너희 마법사놈들로 시작하는 삿대질에 맞설 정도로는 남자애였다. 가만히 생각한다. 나쁘지 않다. 스스로가 궁금하지 않기 직전의 기로에 선다.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이건 정착의 다른 이름 같다. 그가 손을 흔든다.

아직 빨간 불이지만 눈 깜빡하면 녹색이 될 것이다. 아무것도 묻지 않고 발 딛게 허락해줄 스물 네개의 하얀 실만 무사히 건너면⋯. 

 

SHOW : 그래서 왜 돌아왔는데? 마리에드가 가장 먼저 받은 연락은 꿈 쪽지도 아니고 호그와트 졸업 파티 초대장도 아니고 비마법사 정부가 보낸 정중한 '제안'이자 이능력자의 위험성 그리고 당신 능력이 어떤 범죄에 활용될 수 있을지를 논하는 '경고'였고 그러나 많은 사람을 도울 수도 있으리란 '회유'였다. 그 길로 호그와트에 갔었다. 거기라고 뭐 다른가? 아닌 건 안다. 하지만 반가운 공간과 그리운 얼굴들이 낯설다가도 익숙했고 적어도 두 달은 이걸 보호로 생각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카메라에 담길 것처럼 웃는다. 졸업 후의 자신을 반으로 쪼개고 싶다고 이 년만에 다시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지는 않을거야. 연결 되어 있기 때문이다.

 

 

성격

떠나지 않은 | 머무르지 않는 | 그 중 무엇도 아닌 

 

기타

#OOTD

학교에서 요구하는 일정을 소화할 땐 교복을 차려 입는다. 그게 아니면 요즘엔 청청패션⋯. 이거 얘기 아닌 거 알아. 농담도 못 하나. 

 

#OOTD!

사람들의 관심과 마음이 모여 형성된 엔트로피. 그 흐름을 살짝 밀어내 방향이 '마법의 대상'을 비껴가게 만드는 마법으로 발전했다. '비껴가는'게 어떤 의미일지는 때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자신을 향하던 시선이 비껴나가 주변을 작살낼 수도 있다. 운이 좋다면 초점 흔들린 카메라에 담긴 것 같은 삶을 살 수 있다. 그래도 난 잘 살았어. 시선 밖으로 완전히 벗어나고 싶다면? 그건 마법이 없는 땅에서나 가능할거다. 이제 와서는 이 마법을 가장 걸어주고 싶은 스물네명의 마법사가 제일 까다로운 대상이다. 어쩌겠어. 네가 닭모자를 쓰고 나가도 세블럭 정도는 무사히 걷게 해줄게.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근데 '마음'이 그걸 원할까? 그러게⋯. 

 


 

NG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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