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잊혀지지 않을 기억 "


 

“ 오랜만이야. 그러니까, 누구더라? …농담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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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아일랜드, 골웨이, 멀린 파크스, 메리오니드 커븐.
이름:  이드리스-아그네스 메리오니드 | Idris-Agnes Meirionnyd
나이:  18세
생일:  6월 28일

 

   
   

 


외관

2년 전 반절만 짧게 잘라버렸던 헤어스타일은 그 사이 균형을 맞췄다. 곱슬거리는 머리가 날개뼈까지 기어내려오고, 여전히 제 통제를 따르진 않는 모양이나 이제는 그것마저 그러려니 하고 내버려두기로 한 듯 자연스러운 모양새다. 불타오르는 듯 하던 머리카락은 조금 색이 죽었고, 벌써 세기 시작한 머리가 몇가닥 섞여 탁하다. 흡사 잉걸불에 날숨을 불어넣었을 때 튀는 불씨의 색이다. 날카로운 눈매와 짙은 속눈썹은 여전하나 웃음으로 휘어진 눈매 속의 금빛은 비어있다. 

몸과 손끝에서 말린 허브 특유의 죽어버린 풀냄새가 난다. 어느샌가부터 검정색 가죽장갑을 끼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다지 벗지는 않는다. 

여전한 것은, 장신구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행적

[이드리스-아그네스가 아는 행적]
5학년, 마지막 여름.
여름의 바베큐 파티 해산 이후로 별 어려움 없이 커븐으로 돌아갔다. 잘 자고 바다도 봤더니 마음이 가볍다. 그래서일까? 커븐에 돌아갈 마음이 이제야 들었다고 한다. 언제까지고 떠나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떡갈나무가 그를 보고싶어 할 테니까. 돌아가자마자 커븐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떡갈나무의 ‘마녀 식’ 1주기 이후 명목상 ‘커븐’으로 알려진 멀린 파크스 66번지는 아그네스에게 상속되었다. 집회장의 나무가 되었다. 초대 메리오니드 커븐의 나무 이후로 두번째 마법사이자, 어쩌면 마지막 나무이다. 
커븐에 남은 마녀는 열 세명.
코쵸우와 함께 커븐에 돌아갔다가, 코쵸우는 며칠 후 집으로? 돌아갔다. 그 다음 달에 테오도르가 찾아왔다. 커븐의 수익이 훌쩍 뛰었다.
그리고 마법사가 사는 곳을 찾아오는 이들이 몇 있었다. 약간의 연구 끝에 아주 흐릿한 인식저해 마법을 걸었다. 예전에 본 ‘거미줄’처럼 촘촘하진 않지만, 적당히 사람들의 시선을 흐릴 정도는 된다. 정확히는 오래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에 가깝겠지만. 

6학년 가을.
마리에드가 얼굴을 비추고 갔다. 함께 삼하인을 보냈다. 커븐에 남은 마녀는 열 명.
가을의 아일랜드는 경관이 볼 만 하다. 평범한 여행객도 커븐을 찾아오곤 한다. 무례한 기자는 사철쑥이 물을 끼얹어 쫓아내곤 한다.

6학년 겨울
커븐의 문을 외부에 열었다. 흥미본위로 온 이들과 도망자들과 여행자들이 왔다가 떠나가고 있다. 가끔 코쵸우가 와서 요리실력을 뽐내고 간다. 커븐에 남은 마녀는 아홉 명.

6학년 봄
레몬나무 묘목을 심었다. 가위로 잘릴 만큼 낭창낭창한 묘목이다. 열매를 보려면 제법 기다려야 할 것이다. 커븐에 남은 마녀는 일곱 명.

7학년 가을
아키바가 다녀갔다. 고유 마법을 ‘제대로’ 사용할 줄 알게 됐다.

7학년 겨울
유튜버 ‘크리피 마켓’의 브이로그로 이슈가 되었다. 사람들이 브이로그를 보고 더 찾아오곤 하지만 몇몇은 거절하고 몇몇은 받아들이고 있다. 기준이 불확실하다고 약간의 비난이 날아들었다. 커븐에 남은 마녀는 다섯 명.

7학년 봄
커븐에 남은 마녀는 네 명. 아는 얼굴들과 모르는 얼굴들이 간간히 커븐에 왔다가 떠나길 반복한다.

7학년 여름. 졸업식 이틀 전.
잠시 커븐을 비워두고 학교로 돌아왔다. 2년만의 휴가다. 커븐에 남은 사철쑥과 산사나무가 배웅해주었다.

 

성격

다정한 통제자 | 폭풍을 망각한 | 텅 빈 거목 

 

 

기타

[그가 모르는 행적]
5학년 여름, 해산 전날.
본인의 미련을 없애기 위해 본인에게 오블리비아테를 썼다. 정확히는 메이브 밀번과의 ‘약속’을 이용했다. 어쩌면 둘 외에 목격한 사람이 있었을 수도 있으나, 당사자 둘 사이에서 이 배신은 잊혀졌다. 
특정 장소에 대한 감정은 그 장소에 대한 기억에서 비롯되므로, 커븐에 대한 ‘분노’, 즉 화가 나는 감정을 싹 날려버렸다. 호그와트의 자유는 자유였고, 달았으나, 커븐을 떠나는 가능성을 잊어버리기로 했다. 그는 어쨌든 커븐을 더할나위 없이 사랑한다고 믿는다…아마도. 그 이후로 리멤브럴 두 개가 붉은 빛을 멈추질 않는다. 
본인에게 오블리비아테를 날린 사실을 ‘알고’있냐면 추리해낸 것에 가깝다. 하지만 무너진 기억이 스스로 빈 곳을 멋대로 메우기 시작해서, 제 선택에 아주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믿는다. 무너진 기억에서 연쇄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친구들에 대한 자세한 것을 잊어버렸다가 또 문득 기억해냈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그것에 대해 유감이 있냐면, 글쎄.


[노트]
무너진 둑은 차츰 돌이키기가 어려워진다. 기억이 빠져나가고 있음을 자각할 정도가 되자 심각성을 깨달았다. 짐작가는 이유는 하나 뿐이고, 그건 되돌릴 수 없다. 그러니 그는 스스로 자초한 붕괴를 어떻게든 틀어막으려 든다.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며, 친구들에게 자주 편지를 쓴다. 가죽 표지로 엮은 노트 사이에는 낡은 락페스티벌 티켓도 있고, 찢어진 책 페이지에 그려진 사자의 그림도, 이미 끊어진 끈팔찌도, 코팅한 네잎 클로버도 끼워져 있다.
편지들은 발송하기도 하고 안 하기도 한다. 발송했다면 받았을 것이다. 어쩌면 부엉이가 길을 잃었을 수도 있고, 본인이 보냈단 것도 잊어버렸을 수도 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떠내려간 기억 사이에서 편지지 하나를 주워올릴 수 있을 것이다.


[평화로운 커븐 메리오니드]
그렇게까지 해서 돌아간 커븐은 어떻냐면, 그래. ‘평화롭다.’
세상에 상처를 입었거나 지극히 슬프거나 삶에 절망한 사람들이 도피처로서 찾아오면 커븐의 지도자는 마법을 아끼지 않는다. 한 발 떨어져서 보면 무엇이든 별 것 아닌 것 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렇게 한 발 떨어져서 보게 해준 사람의 말을…조금 잘 들어줄수도 있고. ‘아, 다정한 우리의 마녀. 집회장의 나무는 어디까지고 그늘을 드리워주죠.
어머니와는 또 연락이 끊겼다. 어쩌면 커븐에 와이파이가 없기 떄문일 수도 있고.
마법사가 운영하는 ‘쉼터’라서인지 이능력을 갑작스레 발현한 이들이 가끔 세상으로부터 도망쳐오기도 한다. 가끔 불안정한 사람들은 마법부가 인계해간다. 마법때문에 크게 다친 사람들은 성 뭉고 병원에서 데려가기도 한다. 그러다가 문득, 의사 면허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까지 공부중이다. 
졸업장은 있어야지 의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학교로 돌아왔다. 그것만이 학교에 돌아온 이유다. 그럴 것이다.

 

 


NG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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