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1)
프로필/1st 2023. 7. 12.

" 미적감각똥 " 


 

“ 뭐야? 나한테 관심 꺼. ”

 

 
주소: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하우스텐보스 풍차 안 엔모리 마을(*가상의 지역명)의 미나토 렌

이름:  미나토 렌 | Minato Ren
나이:  11세
생일:  12월 31일
 

 

"  ほっといて。 "


 

외관

햇빛에 그을린 어두운 피부가 마냥 얌전한 성격은 아님을 짐작케 한다. 까만 머리카락에 푸른빛이 섞인 노란 눈동자, 왼쪽 눈 아래의 눈물점.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조화로워 인물이 썩 나쁘지 않으나 시종일관 굳어있는 표정 탓에 말짱 도루묵이 된다. 긴장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 그냥 타고난 표정이다. 올라간 눈매가 한몫 더하기도 했고. 첫인상은 말하자면, 가까이해봤자 별 좋을 일 없을 것 같은 아이.

작년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키가 훌쩍 자라 또래 아이들보다 못해도 두세 살은 많아 보인다. 주변 어른들은 퀴디치 선수였던 엄마를 닮은 게 분명하다며 호들갑을 떨었고 주위 아이들은 꼭 어른 같다며(그 나이에는 자신보다 한두 살만 많아도 어른처럼 여기는 법이다) 부러워했으나 그는 자신의 키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매가리 없이 자라버리는 키야말로 시간은 흐르는데 뒤처지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 그 대표적인 요소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이번 크리스마스는 무언가 달라질 것이라 직감한다. 좋든 싫든 호그와트에 도착했고 삶이 궤적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인생은 달리기 경주와 달라 앞과 뒤 어느 방향을 향해서든 오직 발 디딜 수만 있다면, 그 모든 것이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다.

 

 

성격

무뚝뚝한 | 비협조성 | 약간의 허세 | 높은 자존심

 

 

기타

1.
 편지가 도착한 순간 짧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허공에 주먹을 휘둘렀다. 가족 모두가 마음 놓고 늘어지게 늦잠을 자는 휴일 아침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드디어 기나긴 기다림이 끝났다! 지난 몇 년간 얼마나 조바심을 내며 하루하루를 보냈는지! 비록 편지가 내년 3월이 아닌 올해 8월 말에 도착했고, 가나仮名가 아닌 알파벳으로 적혀 있다는 사실마저 한참이 지난 후에야 깨달았지만 말이다. 

2.
 어디서부터 문제였냐고 하면, 이제는 기억도 안 나는 ‘마법 징후가 처음 나타난 날’이라고 할만하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모빌 대신 인형을 둥둥 띄우며 놀고 있었다고 했던가? 아니, 인형이 아니라 자동차 모양 장난감이라고 했다.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다. 정말로 중요한 건, 그날 이후로 부모님이 렌에게 무언가 지대한 기대를 품기 시작했다는 것.

3.
 부디 오해는 하지 말기를! 미나토 렌의 부모님이 철 지난 차별주의자라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안심 또한 하지 않기를. 그렇다고 괴짜 아니라는 소리 역시 아니다. 그들은 말하자면, 가족과 더 나아가 자신의 반려를 끔찍하게 사랑했을 뿐이다. 삶에서 가장 잘 한 결정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각각 입학 직후와 졸업 직전을 고르기 시작해 말다툼이 벌어졌으나 결국 엄마는 ‘아빠의 입학 직후 말을 걸며 친해진 것’, 아빠는 ‘엄마의 졸업 직전 (1년 미리) 청혼한 것’을 골랐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서로를 향한 사랑의 말을 아낌없이 퍼부었을―이쯤에서 그는 닭살이 돋다 못해 자신이 애니마구스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시작했다―정도로.
 인생의 최대 고난이 '엄마의 졸업 직후 아빠가 졸업할 때까지 떨어져 지냈던 1년의 시간'이었던 그들은 단지 자신들이 겪었던 환상적인 경험을 하나뿐인 자식 또한 같은 곳에서 겪기를 바랐을 뿐이었다. 사랑과 마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으므로. 고작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법사가 태어나지 않는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나돌았으므로 렌의 마법 발현은 그들에게 있어 매우 기쁜 소식이었다.

4.
 그럼에도 7살 봄이 될 때까지 마호토코로에서는 어떠한 소식도 도착하지 않았다. 어쩌면 학생 수가 부족해 입학이 밀렸을지도 몰라. 미나토 부부는 1년만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8살이 되자 기숙사 생활이 가능해지는 11살까지만 기다려보기로 하고, 11살이 되자 진짜, 최종, 마지막으로 딱 1년만 더 기다리기로 하고(4년하고 반이나 걸렸다. 빈말로도 그 시간이 아주 평화로웠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리고… … …

5.
 그리고 처음으로 돌아간다. 호그와트? 마호토코로가 아니라? 대관절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냔 말이야!

6.
 늦은 아침식사 시간에는 소동이 일어났으나 길게 가지는 않았다. 렌은 자신이 영어를 못한다는 점, 축구와 락 음악 따위에는 눈곱만큼의 관심도 없다는 점, 하다못해 영국과 호그와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점을 들어 반대했으나 미나토 부부는 편지에 통역 배지가 동봉되어 있었다는 점, 대신 퀴디치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을 거라는 점, 그들 역시 일본에 대해 모르니 서로에게서 배우면 된다는 점과 더불어 신입생 중에는 렌과 같은 ‘외부에서’ 오는 아이들이 많을 것이라는 설명으로 응수했다. 호그와트는 11살부터 입학이 가능하다니 차라리 이 편이 더 나을 거라고도 했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먼 나라에 가서 나 혼자 지내기는 무섭다’ 같은 말이라도 억지로(정말로 억지로일까?) 꺼냈다면 영국행 비행기 표는 당장 취소됐겠지만, 원인을 알 수 없이 답답한 이 심정은 무뚝뚝했던 자식의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어리광에 감격한 부모님의 포옹 사이에서 마구 찌그러져 터져버렸을 것이다, 반드시!


Etc
호: 아무도 자신을 귀찮게 하지 않는 상황
불호: 귀찮은 일, 낯간지러운 말, 부모님의 애정행각(자신을 향한 것도, 서로를 향한 것도.)

입학을 차일피일 미루는 동안은 집에서 부모님과 미리 공부를 했기 때문에 마법 이론에 대해선 퍽 익숙한 모습을 보인다. 단 영국 마법 사회의 역사에는 전혀 지식이 없다. 어차피 각국에서, 또한 비마법사 사회에서 학생들이 모인다면 자신보다 낮은 지식수준의 아이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해 예습조차 하지 않았다.

지팡이는 아빠의 것을 물려받았다. 벚나무, 용의 심금, 13인치, 단단한. 아빠는 지팡이 없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니 ‘벚나무 지팡이는 질렸으니까 새 지팡이를 사겠’단다. 그냥 둘 다 새거 쓰면 안 돼? …라고 생각했지만 일을 크게 만들기 싫어 그냥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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