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입" 


Sam Ryder - Tiny Riot

CW : 타인에 의한 질식사 위험, 살인 미수

말하면, 믿기는 해?

 
주소:  스코틀랜드, 호그와트 마법 학교, 
그리핀도르 기숙사, 위험하고 조잡한 계단이 있는 방의 카일로

이름:  카일로 이븐 | Kylo Even
나이:  17세
생일:  3월 29일
 
       
       

 

외관

웃자란 머리카락을 한데 모아 짧게 묶었다. 본인 말로는 머리카락 좀 자르라고 잔소리할 선생님도, 카메라 앞에 서기 전 스타일링 해줄 스타일리스트도 없으니 관리도 관두었다나. 그러나 우리는 소년이 이따금 학교 밖으로 나서며 내세우는 명목을 안다. 촬영과 인터뷰, 프리미어와 수상식, 다시 촬영, 인터뷰! 일정하게 유지되는 길이의 진짜 이유는 따로 있는 셈이다. 별 거 있나. 마음에 들어서지.

  그런 장난 같은 거짓말 쯤, 들켜도 아무렇지 않게 웃는다. 쏟아지는 웃음 소리가 오히려 들키기를 기다린 것만 같다. “잘 아네.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그리고 다시 그 다음을 기다리는 것만 같다. 코끝을 찡긋이며 짓궂은 얼굴을 한다. 눈매를 얇게 일그러트리면서도 떠날 줄 모르는 웃음기가 유쾌하고 추어올린 눈썹머리가 대단한 반향도 없이 제자리로 돌아와 산뜻하다. 말과 몸짓에서 확실히 무게가 덜어내졌다. 가벼우면서도 견고하다. 불안 따위는 한 점 비치지 않는다. 발밑이 불안하고 풍랑이 거세게 일수록 단단히 중심을 잡는다. 그렇게 보이도록 만드는 법을 안다. 바야흐로 느긋한 쾌미가 필요한 시기였으므로. 이마저 ‘연기 수업’에서 배웠느냐고? 웃음 소리가 이어진다. 고작 한두해 답습한 결과라기에는 삶의 일면처럼 익숙해 보인다.

  어깨 위를 장식하던 붉은 안감의 망토를 벗어던진지 반 년은 넘었고 한 해는 아직이다. ‘마법사’를 때려치우기로 했느냐면, 목덜미에는 여전히 붉고 노란 넥타이가 느슨하게나마 매여져 있다. 마구잡이로 방향이 꺾이는 통로를 기어오르고 계단 난간과 창틀을 밟아 뛰어내리고 버드나무 가지를 타넘기에 발목까지 떨어지는 치렁한 망토는 불편했을 뿐이다. 

 

 

성격

억누르지 않아, 삐딱한 │ 유연하고도 유쾌한 악동? │ 여전한 맏이 │ 내재된 __

 

 

기타

#행방불명
  4학년 방학 시작 축포처럼 터진 ‘감금 선언’ 이후 공식적인 자리에는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수업은 물론이요 식사 시간의 연회장까지! 관용어적 표현으로 주방 문간이 닳도록 드나들며 야식 메뉴를 읊거나 다음날 늦은 오전 쯤 고개를 디밀고선 간밤 빼먹은 재료를 고해하던 어린 사자였으니,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면 셰프들부터가 이변을 알아차렸을 텐데. 이쯤에서 셰프 자비에르의 증언을 들어보자. “오, 카일로 말이니? 우리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란다.” 밥 굶고 다닐까 걱정이라는 사람 치고는 좀, 너무 평화로운 얼굴 아닌가?


#행방불명?
  그 빨간 머리만 해도 보통 눈에 띄는 게 아닌데 행방이 묘연해질 수가 있다니, 재주도 이런 재주가. 으레 ‘행방불명’이라는 단어에는 걱정과 불안이 꼬리표처럼 따라붙기 마련이건만 카일로 이븐이라는 이름은 오히려 이전보다도 더한 안정감을 지닌다. 그야, 그 애가 어디있는지 알고 싶다면 호그와트 지도를 펼치기만 하면 되니까. 획이 삐친 흘림체로 적힌 이름은 시종 양피지 위를 움직여대지만 한번 점멸하는 법 없이 선명하다. 주디가 그리핀도르 기숙사 지붕이 들썩여라 울었던 날 이후로(“아, 이거 비밀이었냐?”) 불러내는 법도 만들었다. 간단하다. 도나텔라의 거미줄에 쪽지 매달아 두기. 아니면 지도 보고 찾아오던지.
  종종 찾지 않아도 얼굴을 들이민다. 도서관 서고 다락문을 열고, 온실 선반 너머로, 물소리가 울리는 지하 계단 난간에 기대서, 빈 교실의 창틀을 뛰어넘고, 퀴디치 경기장 관람석 휘장 아래로. 묘연하다는 단어가 지니는 그늘과는 조금도 관계 없이, 유연한 여유를 두른 채. 불쑥 다가서고 자주 웃고 삐딱하게 늘어놓는 음성까지가 모조리 견고하다. 타인의 불안을 낚아채 진중하게 심려하다가도 지나치게 음울해지기 전에 별 문제도 못 된다는 듯이 느슨하게 웃는다. 이제야 맏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바깥 나들이
  통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골칫덩이 그리핀도르가 교수 사무실 의자에 얌전히 앉아있는 유일한 경우의 수는 외출 허가 뿐이다. <언더 키퍼> 시즌 3은 일찍이 제작이 컨펌되었고 5학년 학기 중에는 슬슬 촬영이 재개되어야 했다. 로이 악셀이 ‘진짜 마법사’라고? 쩌는데! <언더 키퍼>를 아는 사람도, *유치한 상업 드라마*따위에는 관심을 두지 않던 사람도, 숱한 시선이 소년에게 주목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안타깝게도 배우의 개인 사정으로 시즌 3 출연이 불발되어⋯⋯.’가 가당키나 하려고. 그럴 리 없어! 카일로는 시즌 3 스토리도 굉장히 흥미로울 거라고, 기대해달라고 했다고! 로이가 드디어 친구들과⋯⋯. 뿌려진 *떡밥*이 얼만데! 음모가 있는 게 틀림없어. 기숙학교에 다닌다고 했잖아, 거기가 문제 아냐? 
  어떤 문제들은 일어나지 않아도 예측 가능한 법이다. 반면 로이 악셀ㅡ카일로 이븐이라는 이름의 마법사를 향한 세상의 관심과 호의는 이용하고자 한다면 충분히 탐나는 수단이다. 영국 마법 사회와 호그와트의 교수진들은 각종 촬영 및 관련 일정을 허가할 수 밖에 없었다. 언제나와 같이 순간 이동이 가능한 마법사 하나가 따라붙는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가 의자에 앉을 때마다 진중한 목소리와 탐탁찮은 시선이 오갔지만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외출증에 찍히는 ‘허가’ 도장을 보면서, 방만하게 앉아, 먹잇감을 문 사자처럼 만족스레 웃는다. 모자는 말한 바 있다. 네게 모든 간교한 수단과 지혜를 알려줄 기숙사가 있다⋯⋯.
  이따금 물건과 소식이 사람을 타고 오간다. 도나텔라의 의미심장한 마법 재료라던가. 


#마법
  조건을 따져 반응하는 인식 저해 마법을 4학년이 성공했다고, 진짜? 진짜. 하여간 숨기고 속이고 감추고 흐트러트리는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재능이 있다. 어쩌면 연기조차 이 연장선일지도 모른다. 
  그럴듯한 결과물은 더 있다. 가령 공간을 물체와 동기화시켜 현황을 표기하는 마법이라거나, 잠기지 않은 문을 잠긴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마법이라거나, 당사자들을 제외한 사람에게는 실제 대화와 다른 소리가 들리게 하는 마법 등. 최근 공간 늘이기 마법에도 성공했다. 이레네이가 찍어준 필름들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게 되었다. 하나같이 이미 존재하지만 상당한 고난도로 취급되며, 적어도 수업 빼먹기를 의무로 아는 5학년이 해낼만한 마법은 아니다. 
  새삼스러운 사실이기도 하다. 도나텔라의 마법학 강의에도 귀를 기울이고는 했으니까. 명쾌한 이해가 곧장 따르는 일은 없었다지만 듣고 고민한다는 행위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이해를 전제한다. 또한 청동 독수리상은 말한 바 있다. 이럴 거면 왜 래번클로에 오지 않고⋯⋯. 래번클로 기숙사 문앞에 앉아 집요하게 대답을 시도하고 심지어 몇 번은 기어이 출입에 성공하는 그리핀도르를 향한 진절머리였지만, 아무튼.


#로이 악셀 #진짜 마법사
  전 세계의 *화끈한* 반응은 위에서 한번 언급했으니 생략하겠다. 아무튼 사람들은 주목했다. 카일로 이븐의 퍼블리시스트는 유능했고, 그들을 연결해준 아사요의 몰락에도 개의치 않을 만큼 의리가, 혹은 계산속이 있었으며,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법을 기막히게 알았다.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는 이제 100만에 육박한다. 빛나는 셀럽 ‘디디 뮐러’의 인스타그램 업로드가 멈춘 사이 일어난 일이다. 이목이 집중될수록 많은 연결고리가 발견된다. 가령⋯⋯.
  이거 봤어? 노르웨이에 새 이능력자가 나타났대. 요즘 그게 별일이야? 어차피 얼마 못가 사라지는 거. 어디 상원 의원 자식도 이능력자 됐다고 신나서 광고 계약 맺었다가 사흘 만에 사라져서 줄줄이 위약금 물어냈대잖아. 일단 보고 말해. 뭔데, ‘자연계 이능력자로 밝혀진 아이사 이븐Eisa Even은 올해 일곱 살로⋯⋯.’ 어? 잠시만. 로이 악셀 본명이 카일로 이븐 아냐? 언더 키퍼 걔. 맞지? 나만 그렇게 생각한 거 아니지?


#지금으로부터 한달 전
  익명의 계정이 영상을 하나 게시한다. 모퉁이에 숨어 몰래 녹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 속 주인공은 <언더 키퍼>의 주역 배우이자, 어반판타지 세계관 속 그들의 배역처럼 ‘진짜 이능력자’와 ‘진짜 마법사’로 매스컴의 주목도 최고조를 달리는 사무엘과 카일로였다. 
  영상을 간결하게 축약하자면 이렇다. 사무엘이 카일로에게 시비를 걸었고, 말다툼 끝에 사무엘이 ‘염동력’을 이용해 카일로를 ‘죽이려 했다.’ 카일로는 무형의 손에 붙잡혀 목이 졸리던 와중 주역 배우들을 찾아나선 스태프에게 발견되어 구조되었다.
  가뜩이나 비마법사 사회에서는 이능력자의 위험성에 대한 논쟁이 한창인 와중이다. 영상에 주목한 사람이 <언더 키퍼>와 ‘로이 악셀’의 팬덤 뿐만은 아니었다는 소리다.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우리 세상은 이능력자들의 존재에 익숙해졌고, 이제는 그들과 일반인을 위한 규칙을 만들 때라고. 언제까지 선의에 기대 위험을 방기할 생각이냐고. ‘이능력자 규제’와 ‘이능력자의 위험성’이라는 화제가 들불처럼 일어났다. 고대로부터 유구하게, 인간은 별종을 배척해왔다. *어벤져스*가 나타나더니 이번엔 *시빌 워*가 진짜로 일어나잖아? 대박! 누군가는 휘파람을 불었지만 이건 그렇게 재미있기만 한 구경거리도, 차원 하나 건너 만화 속 이야기도 아니다. 존경하는 의장님⋯⋯. 마티스 폴록의 스피커가 바빠진다. 
  그래서, 당사자는 뭘 하고 있었느냐고? 퍼블리셔가 언론에 전하기로는,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중’이다.  학교로는 당일 돌아왔다. 휘틀리 씨는 응급 처치는 예외로 삼는다는 방침에 맞게 순식간에 목덜미에 얼룩진 손자국을 없애주었지만 그 사이 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숨고, 드러내고, 웃고 떠든다. ‘심리적 안정’이 필요해 보이지는 않는데? 다만, 한달 내내 바깥으로 외출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퀴디치 팀. 기숙사생 전원 출전해도 한 팀이 안 되는데 공식 경기가 열리겠냐고. 버드나무 도전 사건 이후로 가끔 루와 비행을 빙자한 곡예나 한다. 빗자루에 거꾸로 매달린 ‘메이브’를 한번 ‘발견했다’⋯⋯. 뭔가 이상하다. 
  연극영화클럽. 크리스마스 시즌, 4층 복도 끝 교실에서 열린 연극을 보러 갔다. 연습도 한번 보긴 했다. 맨앞자리에 이사가 있더라. 무대 위 소품들은 보자마자 ‘모나!’ 였고, 에릭 싱의 연기를 보고 웃었고, 연출하던 주디와 눈이 마주쳤고, 나무 유리를 발견하고는 웃다 못해 흐느끼기 시작했고, 그러다 마리에드에게 발각돼 눈총을 받았다. 현직 배우라는 이유로 첨언은 금지당했다. ‘재밌었다’ 한 마디만 하려고 했는데. 
 저질체력탈출클럽. 이름 올리려 했더니 정작 부장이 탈퇴하기 직전이다. 암묵적으로 보류됐다. 집중 관리 대상으로 보였던 찰리는 퀴디치 팀에 지원했단다. 아무렴 알아서 운동하겠지.
 언리미티드 버스터즈 밴드클럽. 거기 아직도 내 이름 있냐? 뭐? 진짜? 왜?


#약속
  테오도르 웨이 리와, 10년 뒤 만나 계약서 교환하기. 예의 계약서는 마법으로 잘 보존된 장미 한 송이에 묶인 채 기숙사 방 침대 옆 서랍 가장 안쪽에 보관되어 있다. 
  아키바 보리얼 할키어스와, 투정 들어주기. 대신 일회용 화풀이 면죄부를 얻었다. 참견 받지 않는 것도. 잔소리는 타협했다. 그리고 눈치껏 서로 편 들어주기.


#문제
  아그네스와 다툰 뒤 장장 1년 째 (어쩌면 일방적으로) 냉전 중이다. 
  클레망스는 아무것도 시도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다음 학기까지 기다리라며? 거의 끝나가는데?
  ‘호숫가를 뛰노는 맨발의 요정 알바로’를 목격하고 말았다. 걔는 혼자인 줄 아는 모양이던데. 말하고 싶은데 그랬다간 도망갈 듯. 
  미나토가 타임 터너를 돌린 건 알겠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도통 모르겠다. (그렇겠지.) 
  가끔 포도 주스 맛이 떠오른다. 주방에서 먹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그의 미뢰가 바라는 맛은 샤토 제르망 와이너리에만 있다. 
  최근 현지를 ‘현지야’라고 불렀다. 한국의 침투력, 무섭다 무서워. 
  라일리가 여전히 짜증을 낸다. 교수님들 앞에서는 얌전해졌다며? 생각해보니 문제가 아니다.
  포르세티 보육원은 원칙적으로 18세에 퇴소해야 한다. 여유 시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그는 아직 어디를 집 삼아야 할지 모른다. 호그와트가 여러분의 집이 될⋯⋯. 말이 되는 소리를 하자. 자유로이 드나들 수 없으며, 나설 때 감시인이 따라붙는 장소는 집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비슷하게 기능하는 곳이 있다. 교도소라고. 이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간헐적으로 숨이 막힌다. 빌어먹을 찻잎! 사람을 찾는다. 아직 ‘나쁜 일’은 시작되지 않았다는, 시작하지 않았다는 지표가 필요했다.
  동생들의 편지가 창틀 앞에 쌓여만 간다. 
  여전히 불안정한, 온전히 돌아오지 않는 마법. 


NG

식인에 대한 모든 종류의 묘사, 근친(혈연으로 이어져 있지 않더라도 당사자들이 서로를 가족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해당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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